뷰티와 웰니스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Z세대와 알파세대
-Z세대·알파세대, 세포라·얼타 매출 40% 차지하며 뷰티 시장 핵심 소비층 부상 -콘텐츠와 AI 기반 초개인화로 진정성·소통 강화
뷰티와 웰니스 산업의 공식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행태 변화 속에서 브랜드들은 기존의 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새로운 소비층 Z세대와 알파세대가 있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리스트랙(Listrak)의 최고매출책임자 제이미 엘든(Jamie Elden)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며 “진정성, 개인화, 교육, 몰입형 경험이 핵심 키워드”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경기 침체 및 관세,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도 증가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뷰티와 웰니스 브랜드들은 몸을 낮췄지만, 하반기 들어 디지털 문화를 주도하는 Z세대와 알파세대가 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 제이미 엘든은 “Z세대와 알파세대는 블루머큐리, 세포라, 얼타 같은 리테일러의 스킨케어 매출 중 최대 40%를 차지한다”며 “평균 주문 금액도 다른 세대의 두 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뷰티는 ‘사회적 경험’으로 진화한다
Z세대와 알파세대에게 뷰티와 웰니스는 더 이상 개인의 루틴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사회적 경험’이다. 제이미 엘든은 “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마스크팩 파티나 뷰티 테마의 파자마 파티를 열며, 제품 사용 자체를 하나의 이벤트로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은 자연스럽게 소셜미디어로 이어진다. 함께 쇼핑하고, 제품을 비교하며, 실시간으로 사용 후기를 공유한다. 주된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문자 메시지다 또한 이들은 완벽한 이미지보다 ‘진짜 모습’을 공유한다. 엘든은 “Z세대는 ‘나 여드름 났어’, ‘이거 써봤는데 별로야, 도움 줘’라고 솔직하게 말한다”며 “5년 전 완벽한 메이크업을 자랑하던 SNS 문화와는 정반대”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투명성과 취약함의 공유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또래 간 긍정적인 피드백과 추천을 만들어낸다.
브랜드가 배워야 할 생존 전략
제이미 엘든은 “50초짜리 광고 프리롤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이제 브랜드가 팔 수 있는 것은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다. 그는 “이 세대는 광고를 소비하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이 신뢰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마케팅 사례는 E.l.f., 타르트(Tarte), 솔 드 자네이로(Sol de Janeiro), 알라스틴(Alastin) 같은 브랜드들이 대표적이다. 브랜드들은 SNS를 통해 제품 피드백을 수집하고, 틱톡을 활용해 ‘적절한 성분 사용법’을 교육한다. 스킨케어 브랜드 피터 토마스 로스(Peter Thomas Roth), 알라스틴이 어린 소비자에게 자극적인 항노화 제품 대신 자외선 차단제(SPF) 중심의 관리법을 권장하는 식이다.
남성 소비자의 성장도 눈에 띈다. 제이미 엘든은 “이제 12~13세 남학생도 같은 또래 여학생만큼 웰니스와 스킨케어에 투자한다”며 “여드름 케어가 소셜미디어에서 남학생들 사이의 주요 대화 주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듀프’ 시장과 AI가 불러온 새 과제
한편, 브랜드들이 직면한 새로운 위협도 있다. 바로 ‘듀프(dupe)’ 문화다. 명품의 카피 제품이 전체 럭셔리 시장의 10~15%를 차지할 정도로 확산되었고, 뷰티 영역에서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제이미 엘든은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가짜 제품은 피부 트러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가 제안하는 해법은 초개인화 마케팅이다. 웹사이트 방문, 소셜 활동, 오프라인 구매 데이터를 통합해 ‘하나의 고객 프로필’을 만들고, 고객이 온라인에서 본 제품을 매장에서 다시 제안하는 식이다. AI는 이 과정의 핵심 도구다. AI가 브랜드의 웹사이트와 SNS에서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사용법과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제이미 엘든은 “이런 방식으로 고객 경험을 개인화한 브랜드들이 채널 간 매출을 70% 이상 성장시켰다”고 밝혔다.
변화의 중심에 선 소비자
제이미 엘든은 “이제 소비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소비자가 브랜드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은 그 목적을 파악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경험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진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사람 중심의 접근이 브랜드의 생존을 결정짓는다. 듣고, 배우고, 변화하는 브랜드만이 이 새로운 세대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