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THE FUTURE 'Diesel in Hannam'
- 건축과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의 철학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새로운 한남동 디젤 플래그십 스토어 - 리오프닝 현장을 찾은 창립자 렌조 로소의 방문이 더한 디젤 하우스의 상징적 순간
건축으로 구현한 디젤 하우스의 정체성
디젤은 한남동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하우스의 DNA를 건축이라는 언어로 새롭게 풀어냈다. 붉은 강화유리로 구성된 약 20미터 높이의 파사드는 도시 한가운데서도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의 깊이와 반사광은 디젤 특유의 실험적 에너지와 대담한 태도를 상징한다. 입면 전체를 감싼 3차원 로고는 출입구이자 창의 역할을 겸하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유연하게 잇는다.
‘DIESEL’의 ‘E’와 연결된 입구를 지나면, 지상 2층 전체가 하나의 조형적 흐름으로 이어진다. 전면 프리캐스트 구조를 통해 브루탈리스트 미학을 구현했고, 바닥에는 디젤의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해석한 그래픽이 적용됐다.
1층 중앙의 데님 존은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붉은 비스코토 로고를 모티프로 한 설치물 위에 시그니처 5포켓부터 시즌 데님 컬렉션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구성되어 공간의 시각적 포인트를 완성했다. 후면에는 디젤 한남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데님 커스터마이징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와펜과 자수, 리벳 및 버튼 등을 활용해 나만의 데님을 완성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맞은편에는 한남동의 로컬 감성을 담은 앤트러사이트와의 협업 카페가 자리한다. 디젤 최초의 인스토어 카페로 아나모픽 아트 설치물이 지역의 에너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내며, 건축적 긴장감 속에서도 여유와 감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완성됐다.
디젤 한남은 하우스가 추구하는 도전정신을 실체화한 공간이다. 콘크리트의 질감, 유리의 투명함, 금속의 빛이 조화를 이루며, 디젤의 미학이 물리적 형태로 구현된다.
서울 한남 스토어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가장 완성도 높은 플래그십입니다.
렌조 로소, 디젤의 창의성을 서울에서 재정의하다
서울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의 리오프닝을 맞아 디젤의 창립자이자 OTB 그룹 회장인 렌조 로소가 한국을 찾았다. ‘패션계의 반항아’로 불리며 시대의 흐름을 앞서온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디젤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WWD KOREA 스토어 곳곳에서 디젤의 정체성과 철학이 드러납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RENZO ROSSO 디젤 한남은 지금까지의 어떤 매장보다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플래그십입니다. 건축 구조, 콘크리트와 메탈의 조화, 절제된 색감이 디젤 DNA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죠.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성되어, 브랜드 정체성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단순한 리테일 공간을 넘어, 디젤만의 실험적 감각과 창의적 비전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WWD KOREA 서울, 그리고 한남동에 플래그십을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RENZO ROSSO 서울은 놀라울 만큼 현대적이고, 동시에 세계적 감각을 지닌 도시입니다. 특히 한남동은 오래된 역사와 새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디젤이 추구하는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가장 잘 보여주죠. 한국의 젊은 세대는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언제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들의 에너지와 감각은 디젤이 지향하는 방향과 완벽히 맞닿아 있습니다.
WWD KOREA 1층 카페 공간, 앤트러사이트 커피와의 협업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RENZO ROSSO 패션과 커피는 서로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감성과 언어를 공유한다고 봅니다. 오랫동안 한남동 문화를 함께 만들어온 앤트러사이트 커피가 플래그십 안으로 들어온 일은 상징적이죠. 이 공간이 디젤과 한남동의 로컬 감성을 자연스럽게 교차시키며,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길 바랐습니다.
WWD KOREA 글렌 마틴스와의 협업에서 어떤 시너지를 느끼셨나요?
RENZO ROSSO 글렌은 진정한 쿠튀리에입니다. 디젤 아카이브를 철저히 연구하며 브랜드 DNA를 이해했고, 그 위에 현대적 감각을 더했습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지금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디젤을 재해석한 점이 그의 강점이죠. 덕분에 디젤은 더욱 세련되고, 동시에 접근 가능한 브랜드로 진화했습니다.
WWD KOREA 지속가능성은 패션 산업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디젤은 어떤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나요?
RENZO ROSSO 현재 디젤 컬렉션의 절반 이상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 소재로 제작됩니다. 염색 과정에서 화학물질과 물 사용량을 줄이고, 3D 모델링으로 시제품을 제작해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죠. OTB 그룹 전반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공급망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병행하며, 지속가능성을 브랜드 운영의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WWD KOREA 최근 호텔, 와인, 뷰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나가는 행보가 흥미롭습니다.
RENZO ROSSO 저에게는 모두 ‘아름다운 삶’을 완성하는 연결된 영역입니다. 좋은 음식, 건강, 미용, 창의적 경험이 함께 어우러질 때 진정한 라이프스타일이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각 사업은 영역이 다르지만, 디젤이 추구하는 ‘삶의 미학’을 더 넓게 제안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죠.
WWD KOREA 70번째 생일을 기념한 <Seventy> 속 이야기 중, 지금의 렌조 로소를 정의하는 순간을 꼽는다면요.
RENZO ROSSO 이 책은 제가 10년마다 출간하는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Seventy>에는 저를 이루는 70개의 이야기가 담겼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열정과 헌신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성취는 혼자의 힘이 아니라, 곁에서 함께해 준 사람들과 동료 덕분이죠. 그래서 이 책은 회고록이라기보다, 함께 걸어온 여정에 대한 감사의 기록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WWD KOREA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젊은 세대와 창작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RENZO ROSSO 무엇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해야 합니다. 성공의 크기보다, 그 과정에서의 열정과 진심이 중요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실수는 성장 과정의 일부이고, 그 안에서 배운 것이 결국 더 큰 성장을 이끕니다.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결과는 반드시 따라옵니다.
PHOTO KWANGHOON KO
COURTESY OF BRYAN ADAMS, DIESEL, FILIIPPO TIRELLI, SGP_DIES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