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로랑, 파리 새 플래그십으로 ‘경험형 럭셔리’ 재정의하다
- 예술과 살롱이 어우러진 생 로랑의 새로운 파리 플래그십 - '메이드 투 오더' 시스템을 통해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 및 하이엔드 경험 제시
생 로랑이 파리 몽테뉴가에 새로운 플래그십을 열며 하이엔드 리테일 경험의 기준을 다시 설정했다. 이번 매장은 ‘거래’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브랜드 전략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마치 아트 컬렉터의 파리식 아파트와 아트 페어, 럭셔리 호텔이 뒤섞인 듯한 감도를 구현한다. 프랑수아 피노의 개인 소장품을 포함한 박물관급 아트워크와 프렌치 데코라티브 아트의 거장 작품, 다층적 색감의 대리석과 맞춤 카펫으로 채워진 이곳은 진정한 수집가의 집을 연상시키며 생 로랑의 문화적 세련미를 강하게 드러낸다.
세드릭 샤르비 CEO는 이번 단독 인터뷰에서 “모든 디테일은 생 로랑의 사보아 페어와 문화적 정체성을 경험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고객은 ‘방문자’가 아니라 ‘게스트’이며, 접대는 브랜드의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그는 몽테뉴 플래그십이 안토니 바카렐로의 스토어 비전을 가장 완성도 있게 구현한 사례라 설명하며, “경험이 곧 퍼포먼스를 만든다”는 브랜드 방향성을 명확히 강조했다.
새 플래그십은 총 3개 층, 12,000제곱피트 규모로 2013년 오픈한 기존 몽테뉴 매장을 대체한다. 과거 캐나다 대사관이 있던 건물을 리노베이션했으며, 디올의 ‘30 몽테뉴’ 바로 맞은편이라는 상징적 입지도 갖췄다. 샤르비는 “이전 매장 대비 두 배 성장 가능성을 확보한 전략적 공간”이라며, 매장이 단순한 리테일 허브가 아닌 생 로랑의 브랜드 자산·인지도·디자이어빌리티를 강화하는 중심축이라고 설명했다. 몽테뉴가는 “패션사를 이끈 하우스들이 모인 가장 명예로운 거리 중 하나”이자, 생 로랑 창립자의 쿠튀르 아틀리에가 있던 장소와도 인접해 브랜드 헤리티지와의 연결성도 크다.
매장은 ‘아파트’처럼 펼쳐지는 공간 구조가 특징이다. 블랙 우드의 나선형 계단 두 개가 층을 잇고, 각 층마다 다른 분위기의 살롱과 여유로운 좌석을 배치해 자연스러운 동선을 만든다. 1967년 샬롯 페리앙이 일본 대사관을 위해 만든 23피트 곡선형 소파를 생 로랑이 직접 재현해 설치했고, 야콥 아드네·장 미셸 프랑크·프랑수아 자비에 라란 등 프렌치·이탈리안 디자인 거장들의 작품으로 매장의 문화적 밀도를 더욱 높였다. 창립자 이브 생 로랑과 피에르 베르제가 소장했던 폴 포와레 데이베드도 곳곳에 배치해 브랜드의 역사적 깊이를 공간으로 읽히게 한다.
층별 구성은 명확하다. 1층은 가죽제품을 중심으로 RTW 일부를 전개하며 브랜드의 전체 세계관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존. 2층은 여성복 라인과 함께 ‘갤러리 몽테뉴’라는 프라이빗 공간을 마련해 접객의 깊이를 더했고, 3층에는 맨즈 컬렉션과 조경된 테라스를 배치했다. 테라스에는 피노 컬렉션에서 대여한 장 뤽 물렌의 조각과 마크 브래드포드의 대형 페인팅이 설치되어 예술을 브랜드 경험의 핵심 축으로 삼는 생 로랑의 철학을 드러낸다.
이번 플래그십에서 처음 선보이는 특별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생 로랑은 RTW, 레더, 슈즈 전 카테고리에서 ‘메이드 투 오더’를 도입하며 하이엔드 고객층을 위한 초개인화 전략을 강화했다. 특히 상징적인 ‘르 스모킹’을 위한 전용 테일러링룸을 마련해 브랜드의 장인정신을 더욱 구체적 형태로 제시한다. 샤르비는 “일부 고객은 품질과 유니크함에 한계가 없으며, 이 매장은 그런 고객의 ‘집’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생 로랑은 최근 파리 전역에서 플래그십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샹젤리제와 생토노레 등 핵심 지역에서 대형 매장을 연이어 확장하며 문화 공간·전시·출판·미식 경험까지 아우르는 리브 드루아트 프로젝트도 가속 중이다. 샤르비는 “파리는 생 로랑이 가장 완전하게 실체화되는 도시”라며, “쇼, 역사적 공간, 상업, 문화, 호스피탈리티가 모두 여기서 한 세계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몽테뉴 플래그십은 생 로랑의 핵심 가치인 ‘엑설런스·컬처·컨시스턴시’를 공간적으로 완성하는 동시에, 글로벌 성장 전략의 관점에서 브랜드 모멘텀을 장기적으로 확장시키는 상징적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