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PARIS FASHION WEEK HIGHLIGHTS #2

- 형식과 정체성의 경계를 다시 그린 2026 S/S 남성복 컬렉션

2025-06-26     김하늘 에디터

아크네 스튜디오 ACNE STUDIOS

Acne Studios Men’s Spring 2026 © Acne Studios

아크네 스튜디오가 브랜드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남성복의 고정관념을 유연하게 비틀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요한슨(Jonny Johansson)은 '쿨하고 무심한, 시크한 자신감'을 이번 시즌의 핵심 무드로 제시했다.

Acne Studios Men’s Spring 2026 © Acne Studios
Acne Studios Men’s Spring 2026 © Acne Studios

힘을 뺀 듯 자연스러운 실루엣 속에 단정한 직선을 담아낸 이번 컬렉션은 트레이닝 팬츠와 파자마 쇼츠, 끈을 묶은 후드 집업으로 ‘대충 걸친 듯한’ 무심한 태도를 표현했다. 데님은 라텍스 코팅과 바랜 듯한 뉴트럴 톤부터 아크네의 시그니처인 아크네 핑크, 일렉트릭 블루, 옐로까지 폭넓은 컬러 팔레트가 이어졌다. 또한 카우보이 부츠와 버클 샌들, 드라이빙 슈즈에서 영감 받은 슬립온 등 액세서리 역시 미니멀한 실루엣의 아크네만의 디테일이 더해졌다. 

Acne Studios Men’s Spring 2026 © Acne Studios

1996년 로고 태그가 달린 보머 재킷과 초창기 히트 아이템인 스키니 진은 새로운 소재와 실루엣으로 재해석되어 지난 컬렉션의 아카이브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70년대에서 영감 받은 길게 늘어진 칼라 셔츠와 슬림한 ‘1979 진’, 그리고 2010년대 무드의 스트레이트 핏 ‘2010 진’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스타일이 공존했다.

 

이자벨 마랑 ISABEL MARANT 

Isabel Marant Men’s Spring 2026 ©  Isabel Marant 

이자벨 마랑은 이번 시즌, 이비자의 서핑과 햇살, 그리고 여유로운 감성을 담은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소프트 핑크와 페일 피치, 바랜 듯한 크림 컬러의 룩이 펼쳐지며 부드러운 테일러링 위로 지중해 노을빛을 담았다.

Isabel Marant Men’s Spring 2026 ©  Isabel Marant 
Isabel Marant Men’s Spring 2026 ©  Isabel Marant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 베커(Kim Bekker)는 이번 시즌을 ‘여행자의 옷차림’이라는 콘셉트로 풀어냈다. 플라워 패턴 데님은 워싱으로 자연스러운 텍스처를 완성했고, 웨스턴 모티프의 체인 자수는 칼라와 소매에 입체적인 디테일을 더했다. 새틴 보머 재킷의 뒷면에는 복고풍 엽서를 연상시키는 그래픽이 더해져, 여행지의 낭만을 위트 있게 표현했다.

이자벨 마랑 특유의 80년대식 디테일도 여전히 살아 있었다. 워싱 데님과 핀스트라이프 캔버스로 구성된 립 웨이스트 재킷, 워크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포플린 셋업은 실용성, 스타일을 동시에 갖췄다. 이번 컬렉션에는 수영 팬츠도 포함되었는데, 허벅지 위로 올라오는 대담한 비율이 올 시즌의 무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Isabel Marant Men’s Spring 2026 ©  Isabel Marant 

베커는 이번 시즌 테일러링을 한층 더 유연하게 풀어내며 얇은 밑창의 프로파일 스니커즈로 캐주얼한 무드를 강조했다. 프린지 장식의 모카신은 섬세한 터치로 새로운 질감을 더했고, 타이다이 로프 벨트와 메탈 비딩 장식은 이자벨 마랑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완성했다.

Isabel Marant Men’s Spring 2026 ©  Isabel Marant 

 

송지오 SONGZIO

Songzio Men’s Spring 2026 © Songzio

송지오(SONGZIO)는 2026 S/S 컬렉션 ‘POLYPTYCH(폴립티크)’을 통해 존재와 부재, 과거와 미래가 충돌하는 다층적인 내러티브를 펼쳐 보였다. 파리 샤이오 국립극장(Théâtre National de Chaillot)에서 열린 이번 쇼는 동양적 조형미와 아방가르드한 실루엣, 강렬한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져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Songzio Men’s Spring 2026 © Songzio

회화 형식인 ‘폴립티크’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컬렉션은 레이어링된 패널과 절개선, 비대칭 드레이프가 구성하는 유기적인 구조로 인체의 윤곽을 새롭게 해석했다. 오가닉 워시드 코튼, 보일드 울, 리넨 등의 자연 소재는 광택감 있는 레더, 홀로그래픽 비닐, 초경량 테크 섬유와 혼합되어 입체적이고 미래적인 질감을 완성했다. 또한 지구에서 착안한 어스 컬러, 강렬한 레드, 미래적 감각의 메탈릭 톤이 중심을 이루며 색의 조화 또한 돋보였다.

Songzio Men’s Spring 2026 © Songzio
Songzio Men’s Spring 2026 © Songzio

ATEEZ 성화와 배정남은 각각 세련된 에너지와 당당한 워킹으로 무대를 장악하며, 컬렉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강화했다. 송지오는 동양적 미래주의라는 독자적인 미학을 바탕으로 브랜드 고유의 서사를 한층 더 확장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