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PRADA: 새로운 우아함을 묻다

프라다 26S/S / ©GIOVANNI GIANNONI/W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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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치아 프라다는 이번 시즌을 두고 “새로운 우아함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실험의 단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한 첫걸음으로, 옷의 용도와 기능, 그리고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런웨이는 제복에서 출발했다. 반소매 밀리터리 셔츠와 날카로운 플리츠 팬츠, 팔꿈치까지 오는 글러브, 그리고 반짝이는 키튼 힐. 오페라의 밤일까, 아니면 심야 근무 중인 보안 요원일까? 애매한 경계가 오히려 매력적이었다. 브라 탑을 시폰 조각처럼 흩날리게 만들고, 스커트는 투명한 튜브 형태로 최소화했다. 

프라다 26S/S 런웨이 / ©GIOVANNI GIANNONI/WWD
프라다 26S/S 런웨이 / ©GIOVANNI GIANNONI/WWD
프라다 26S/S / ©GIOVANNI GIANNONI/W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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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프라다 아카이브가 새롭게 변주되었다. 프레피 폴로셔츠는 오버사이즈 코트로 커지거나 플레어 카디건으로 부풀었고, 주얼 칼라 드레스는 가죽 코트 아래 무심히 매치됐다. 스커트는 버블·플리츠·펜슬·킬트·레이스 등 여러 요소가 한 벌에 뒤섞여 그로그랭 리본으로 단정히 묶였다. 

컬렉션을 관통한 또 다른 키워드는 색감이었다. 프라다 파운데이션 런웨이의 광택 나는 탠저린 오렌지 바닥에서 출발해 비비드 셔츠, 선명한 드레스, 형광처럼 빛나는 옐로 코치 재킷까지 이어졌다. 

프라다 26S/S / ©GIOVANNI GIANNONI/W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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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시몬스는 “군용 재킷을 플로럴 드레스에 걸치는 것처럼, 자유롭게 입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여성은 유니폼을 입든 드레스를 입든 똑같이 자유롭고 세련되며 럭셔리하게 느낄 수 있다.” 

프라다의 무경계적 태도는 오히려 불안정한 시대에 위로를 주었다.



 

보스 BOSS: 역설의 무대

보스 26S/S / ©GIOVANNI GIANNONI/W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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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피나 바우슈와 디터 람스가 대화를 나눈다면?” 미니멀리즘과 절제를 대표하는 산업 디자이너, 그리고 원초적 감정을 무대 위에 담아낸 안무가. 두 독일 거장의 상상 속 대화에서 출발한 보스의 2026 봄 컬렉션은 ‘역설(Paradox)’이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보스 26S/S / ©GIOVANNI GIANNONI/W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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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팔치오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백스테이지에서 “우리는 아카이브를 옷이 아닌 가치의 차원에서 탐구했다”며, 스포츠와 예술, 규율과 자유라는 독일 문화의 모순적 결을 이번 시즌의 뼈대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테일러링은 해체와 레이어링으로 재구성됐다. 언버튼 셔츠를 겹쳐 입고 너풀거리는 타이를 더한 룩과 멜빵에 더한 남성용 큘롯 쇼츠, 넉넉하게 부풀린 여성 팬츠와 실키 셔츠, 목에 대충 걸친 스카프까지. 모든 룩은 ‘출근 준비’보다는 ‘퇴근 후의 해방’을 표현했다. 그러나 보스의 DNA인 오피스웨어는 여전히 중심에 있었다. 날렵한 팬츠 위에 유려한 바이어스 컷 저지 톱을 걸치거나, 주머니와 깊게 파인 백 오픈 디테일이 공존하는 드레스처럼 ‘엄격함과 여유의 충돌’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쇼의 피날레는 세븐틴의 에스쿱스가 탄 트렌치 코트 룩으로 장식했다.

보스 26S/S 런웨이의 피날레를 장식한 세븐틴 에스쿱스 / ©BOSS
보스 26S/S 런웨이의 피날레를 장식한 세븐틴 에스쿱스 / ©BOSS

런웨이 위에는 길게 늘어진 반짝이는 천이 공중에 매달려 모델들의 움직임에 맞춰 물결쳤다. 질서 속의 혼돈, 바로 독일식 ‘슈투름 운트 드랑(Sturm und Drang)’의 미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장치였다.


 

오니츠카 타이거 ONITSUKA TIGER: 스포츠에 글래머를 입히다

오니츠카 타이거 26S/S  / ©ONITSUKA TIGER
오니츠카 타이거 26S/S  / ©ONITSUKA TIGER

안드레아 폼필리오가 이끄는 오니츠카 타이거는 스포츠 DNA를 유지하면서 한층 세련된 무드를 더했다. 트랙 팬츠의 사이드 스트라이프, 박시한 조깅 쇼츠, 오버사이즈 스웨트셔츠 같은 익숙한 스포츠웨어 요소는 여전했지만, 그 위에 맞춤형 재킷, 트위드 소재, 러플과 리본 장식이 얹히며 새로운 표정을 얻었다.

오니츠카 타이거 26S/S  / ©ONITSUKA TIGER
오니츠카 타이거 26S/S  / ©ONITSUKA TIGER

폼필리오는 포멀웨어에도 캐주얼한 터치를 더했다. 구겨진 듯한 블루 코튼 셔츠와 러플 장식 드레스는 마치 며칠 동안 스포츠 가방 속에 묻혀 있던 듯한 유쾌한 디테일을 보여줬고, 브랜드의 아이코닉 ‘멕시코 66’ 스니커즈와 함께 연출돼 재미를 더했다. 페이퍼 가죽의 로우라이즈 미니스커트는 쿨한 매력을 드러냈고, 블랙 플래퍼 드레스에 라벤더 리본이 물결치듯 달린 룩은 스포티 무드 속에서 반짝이는 글래머를 완성했다. 슈즈 역시 다채로웠다. 새틴 발레 슈즈는 ‘멕시코 66’을 재해석한 듯했고, 가죽과 스웨이드 부츠, 여름 페스티벌을 겨냥한 샌들도 선보였다. 

오니츠카 타이거 26S/S  / ©ONITSUKA TIGER
오니츠카 타이거 26S/S  / ©ONITSUKA TIGER
오니츠카 타이거 26S/S  / ©ONITSUKA TIGER
오니츠카 타이거 26S/S  / ©ONITSUKA TIGER

오니츠카 타이거는 이번 시즌에도 스포츠웨어라는 뿌리를 유지하면서도, 패션 런웨이에 어울리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변주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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