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미우 MIU MIU이번 시즌 가장 ‘핫한’ 브랜드로 언급된 미우미우는 노동과 여성의 현실에 주목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런웨이를 가정부, 웨이트리스, 용접공 등 다양한 여성 노동자의 무대로 바꾸며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 쇼장은 마치 영업이 막 끝난 구내식당 같았다. 바닥에는 광택이 흐르는 금속 테이블이 놓였고, 관객들은 의자 대신 컬러 포르미카 테이블에 몸을 기대거나 서서 관람했다. 음악이 공간을 채우는 가운데 배우 산드라 휠러, 밀라 요보비치, 리처드 E. 그랜트, 뮤지션 토와 버드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
에르메스 HERMÉS이례적인 노출과 변화를 보인 에르메스. 승마 스타일에 자유와 관능을 더한 여정을 선보인 나데주 바니는 프랑스 남서부 카마르그(Camargue)와 보헤미안, 집시에서 영감을 받았다면서 “늘 엄격하고 이성적으로 여겨졌던 승마의 세계에 즉흥성과 생동감을 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모델들은 모래와 조개껍데기로 꾸며진 런웨이 위를 걸었다. 태양빛에 그을린 듯한 캐멀색 가죽 미니드레스, 앞치마 형태의 쇼츠, 하네스와 코르셋 디테일이 어우러지며 에르메스 특유의 세련된 관능미를 완성했다. 붉은 가죽 톱과 팬츠, 레이스업 미니드
| 디올 Dior디올 2026 봄 여성복 컬렉션은 조나단 앤더슨의 과감한 선언이었다.“감히 들어올 텐가, 디올의 하우스로?”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된 쇼는 기존의 메시지를 과감히 부수고, 브랜드를 새롭게 재정의하려는 그의 비전을 드러냈다.튈르리 정원 텐트는 전율로 가득했다. 안야 테일러-조이, 샤를리즈 테론, 제니퍼 로렌스, 지수, 지민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자리했고, 델핀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과 배우 조니 뎁 사이에 앉아 쇼를 지켜봤다. 런웨이 위 거대한 역피라미드에서는 아담 커티스가 연출한 영상이 상영됐다.
| 루이 비통 Louis Vuitton이번 시즌 루이 비통은 레드 카펫 대신 집 안의 카펫과 러그, 욕실 매트에서 영감을 받은 런웨이를 선보이며 ‘집에서의 드레스업’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VIP 드레싱의 대가답게 이번에는 홈바디를 위한 컬렉션에 집중했고, “가장 먼저 자신을 위해 입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집에서 느낄 수 있는 평온함과 친밀감을 패션으로 풀어냈다.제스키에르는 미래지향적이고 건축적인 실루엣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는 테디베어 같은 질감의 코트, 목욕가운을 닮은 실루엣, 보송한 니
셀린느의 새 아티스틱 디렉터 마이클 라이더(Michael Rider)의 첫 컬렉션이 공개됐다. 라이더는 이번 시즌을 통해 에디 슬리먼과 피비 필로 시절의 미학을 존중하면서도, 특유의 절제된 감각과 실용적 접근을 더해 셀린느의 새로운 시대를 알렸다.셀린느 본사가 위치한 비비엔 거리 16번지에서 열린 이번 쇼는 ‘더 큐어(The Cure)’의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막을 올렸다. 석회암 플로어 위를 교차하듯 가로지르는 모델들은 젠더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룩으로 셀린느 고유의 보편적인 미학을 새롭게 풀어냈다.이번 시즌 가장 이목을 끈
디올 DIOR이번 시즌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 데뷔 쇼. 그는 앤디 워홀이 촬영한 장 미셸 바스키아의 폴라로이드와, 핀과 단추, 디올 로고가 새겨진 패브릭을 오브제 위에 올린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런웨이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쇼장은 베를린 게멜데갤러리 미술관을 모티프로 삼아 꾸며졌으며, 18세기 화가 장 시메옹 샤르댕(Jean Siméon Chardin)의 정물화 두 점이 전시돼 예술적 무게감을 더했다. 쇼가 끝나자 관람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그 열기는 메타(Meta)가 후원한 애프터 파티로
루이 비통 LOUIS VUITTON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다시 한 번 파리를 뒤흔들었다. 퐁피두 센터 앞 거리를 봉쇄하고, 인도의 전통 보드게임 ‘뱀과 사다리’를 실물 크기로 구현한 무대를 배경으로 루이 비통 2026 S/S 남성복 컬렉션을 공개한 것.이번 시즌 루이 비통은 인도에서 감각을 포착했다. 퍼렐은 뉴델리, 뭄바이, 조드푸르를 직접 누비며 전통 텍스타일과 자수, 색채에서 받은 인상을 컬렉션 전반에 녹여냈다. 튜닉이나 사리 같은 전형적인 실루엣은 피하고, 심황·계피·커피 인디고 등 향신료에서 착안한
프라다 PRADA프라다의 2026 봄 남성복 쇼는 콘크리트 바닥 위에 꽃 모양의 카펫과 새소리, 방울 소리를 더한 유토피아적인 무대로 펼쳐졌다. 셔츠와 블루머, 보트넥 스웨터 등은 자유로운 조합으로 등장했고, 밀짚모자나 보트슈즈 같은 디테일이 룩에 위트를 더했다. 너디하면서도 경쾌한 무드가 쇼를 이끌며 카키와 라벤더, 레드와 스카이블루, 핑크 같은 신선한 색 조합이 이어졌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쇼 직후, “지금 세상의 공격성과 권력, 추함에 반대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히며, 이 컬렉션이 진정성 있고 긍정적
밀라노가 아닌 두바이에서 열린 제냐의 2026 맨즈 컬렉션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사르토리(Alessandro Sartori)의 시그니처인 혁신적인 소재, 섬세한 컬러 팔레트로 가득했다. 사르토리는 2026년 여름 시즌을 위해 ‘레이어링’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우터로 연출된 네루 셔츠, 실크 태버드를 함께 스타일링하고 네 개의 포켓이 추가된 필드 재킷에 머플러를 더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소재와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화이트와 버터컬러부터 핑크, 그레이, 파스텔 옐로우, 그린, 더티 브라운에 이르는 감각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디올 크루즈 2026 컬렉션과 함께 자신의 고향 로마로 돌아왔다. 고요한 정원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번 쇼는 로마 외곽의 ‘빌라 알바니 토를로니아(Villa Albani Torlonia)’에서 펼쳐졌다. 18세기, 추기경 알렉산드로 알바니가 고대 조각과 예술품을 수집·전시하기 위해 지은 이 저택은 고전주의 미학이 정원과 건축 곳곳에 깃든 유서 깊은 공간이다. 평소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는 이 비밀스러운 장소는 오늘날, 치우리의 시선과 디올의 상상력이 더해져 한 편의 시네마틱한 무대로 재탄생했다.디올 2026
프랑스 남부 아비뇽 팔레 데 파프(Palais des Papes)에서 열린 루이 비통 2026 크루즈 컬렉션은, 예술과 연극, 역사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극적인 패션 무대였다.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의 무대 연출을 담당했던 세계적인 미술감독 에스 데블린이 무대 디자인을 맡아 붉은 벨벳 의자, 핀 라이트 조명 등을 활용한 한 편의 연극 같은 무대가 완성되었다. 오프닝은 스트라이프 패턴이 돋보이는 저지 드레스와 스터드 부츠였다. 마치 잔 다르크를 떠오르게 하는 의상은 “일상을 위한 여성의 갑옷”이라는 테마 아래 런웨이와 연극 무대를 넘
구찌는 2026 크루즈 컬렉션을 하우스의 시초와도 같은 도시, 피렌체를 배경으로 선보였다. 하우스가 창립된 도시이자 르네상스의 본고장이기도 한 피렌체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다시금 구찌의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무대로 떠올랐다.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의 정식 데뷔를 앞두고, 하우스의 디자인팀이 주도한 이번 쇼는 프리다 지아니니, 톰 포드, 알레산드로 미켈레, 사바토 데 사르노 등 전임 디자이너들의 시그니처 요소와 더불어, 오버사이즈 자켓 실루엣으로 손꼽히는 뎀나의 디자인까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구찌 CEO 스테파노 칸티노는
이탈리아 코모 호수의 대표적인 고급 호텔, 빌라 데스테(Villa d‘Este). 꽃이 만발한 정원과 눈부신 햇살이 가득한 이곳에서 샤넬 크루즈 2026 컬렉션이 공개되었다. 16세기에 건축물인 빌라 데스테는 1873년 호텔로 개조되어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같은 유명 배우들은 물론 수많은 귀족, 고위 정치인들이 찾는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샤넬 SAS 패션 부문 사장 브루노 파블로프스키(Bruno Pavlovsky)는 “빌라 데스테는 샤넬과 영화 세계를 잇는 장소”라며, 장소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텔링 요소가 되었다고 밝혔다.
한때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는 멧갈라 화장실에서 찍은 단체 셀카에 대해 언급한 적 있다. 패션 오스카로 불리는 이 행사를 위해 홍보 담당자들은 몇 달을 준비하지만, 결국 가장 강렬한 이미지는 레드 카펫에서 연출된 순간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무대 뒤에서 탄생한다.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선보인 2025 F/W 컬렉션 역시 ‘금기의 매력’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쇼의 무대는 붉은 조명이 감도는 거대한 공중 화장실을 연상시켰다. 미켈레는 이를 “디스토피아적이고, 불안하며, 마치 데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2025 F/W 컬렉션은 전통적인 오피스 룩에 신선한 변주를 더하며, 포멀과 스트리트, 테일러링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뎀나 바잘리아(Dwmna Gvasalia)는 데님 펜슬 스커트에 뾰족한 하이힐과 코르셋 디테일의 화이트 셔츠를 매치해 강렬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여기에 로우테크 무드의 부드러운 슈즈, 팝한 컬러의 ‘스윔 드레스’ 등 예상치 못한 조합이 더해지며 한층 다채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다.이번 컬렉션의 컨셉 ‘Standard’는 일상 룩에 집중하고 있으며, 단순한 평범함을 넘어 새로운 감각을 탐
에르메스(Hermè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나데주 반헤(Nadège Vanhée)는 항상 정확한 패션의 맥을 짚어낸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빈티지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레더 아이템이 눈에 띄었다. 에르메스는 견고한 헤리티지를 가진 만큼 반헤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녀는 이번 컬렉션에서 남성복과 테일러링에서 영감을 얻어 클래식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사실, 이 컬렉션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에르메스의 옷장 속 아이콘들에 대한 탐구로 하우스의 포지셔닝과 완벽
듀란 란팅크(Duran Lantink)의 2025 F/W 컬렉션은 예측할 수 없는 상상력과 대담한 실험정신으로 패션계를 강타했다. 브랜드를 상업적 무대로 확장하면서도 창작의 자유를 놓지 않는 란팅크는 매 시즌 독창적인 패션 서사를 써 내려가며, 이번 시즌 역시 그 한계를 넘어섰다. 이번 쇼 역시 파격적인 피날레로 시선을 압도했다. 여성의 몸을 본뜬 몰딩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가로지르며 파격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이는 단숨에 미디어를 장악하며 강력한 바이럴 효과를 만들어 냈다.쇼는 익숙한 풍경에서 시작됐다. 헤드셋을 쓴 채 서류를
오프 화이트(OFF-White) 2025 F/W 컬렉션은 'State of Resistance'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공동체 정신과 포용적 비전을 담아냈다. 고(故) 버질 아블로(Virgil Abloh)는 생전, 흑인 창업자와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I Support Young Black Businesses' 캠페인과 'Post Modern' 장학금 프로젝트 등을 통해 흑인 문화와 유산을 기리며, 사회적 메시지를 패션에 반영해 왔다. 그러나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패션계에서 이러한 정치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움직임은 점차 줄어
셰미나 카말리(Chemena Kamali)가 이끄는 끌로에(Chloé)의 이번 시즌 컬렉션은 보헤미안 감성의 룩으로 패션의 진화를 세련되게 풀어냈다. 볼륨감 있는 셔링 블라우스와 러플 디테일이 돋보이는 브라렛 등을 메인 아이템으로 활용해 다양한 시대를 표현하고 여성의 다채로운 면모와 상반된 특성을 표현했다.이번 시즌의 하이라이트는 가을의 색감을 닮은 아이보리와 피치 컬러의 실크 블라우스다. 넓은 숄더와 볼륨감 있는 소매, 풍성한 플리츠, 두툼한 커프스가 장식된 재킷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우아한 매력을 발산했다. 또한, 자연스럽게 퍼
톰 포드(Tom Ford)의 2025 F/W 시즌이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의 첫 컬렉션이었기 때문이다. 2023년 톰 포드가 런웨이를 떠난 후, 피터 호킹스(Peter Hawkings)가 그 자리를 메웠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하우스는 다시 변화를 맞이했다. 아커만은 취임 당시 톰 포드의 유산에 대한 깊은 경의를 표하며, 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강렬한 데뷔 컬렉션을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톰 포드와 하이드 아커만, 두 디자이너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