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보가 뉴욕 5번가 플래그십에서 <뉴요커>의 삽화가로 유명한 사울 스타인버그를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예술과 디자인을 꾸준히 탐구해온 하우스의 방향성을 담아낸 이번 설치 전시는 2026년 2월까지 이어지며, 스타인버그의 대표작과 함께 처음 공개되는 미공개 작품도 포함한다.
전시의 중심은 1958년 브뤼셀 만국박람회를 위해 제작된 벽화 시리즈 ‘더 아메리칸스(The Americans)’ 중 한 장면인 ‘더 칵테일 파티(The Cocktail Party)’의 복제 작품이다. 같은 해 델보가 브리앙(Brillant) 백을 출시한 점을 떠올리면, 이번 전시는 브랜드 역사와 당대 문화적 맥락을 자연스럽게 겹쳐 읽게 한다.
여기에 사울 스타인버그 재단이 제공한 원작들도 함께 소개된다. 1965~1970년 사이 제작된 ‘무제(Untitled)’는 이번이 첫 공개로, 스타인버그 특유의 시선과 유머를 엿볼 수 있는 작업이다.
델보 최고경영자 장마르크 루비에(Jean-Marc Loubier)는“스타인버그의 작업은 미국이 무엇이었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그것과 상호작용했는지를 질문한다. 그의 작품에 담긴 유머와 개방성은 델보가 추구하는 창조성과 장인정신, 역사와 혁신의 조화와 맞닿아 있다”며 그의 작품이 지닌 열린 해석의 폭을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델보의 미국 시장 내 성장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올해 사우스코스트 플라자(South Coast Plaza)에 새 부티크를 열었고, 마이애미와 댈러스를 포함한 추가 출점도 준비 중이다. 루비에 CEO는 “북미 지역에서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 제스처 없이 담담하게 구성된 이번 전시는, 스타인버그의 시각 언어를 통해 델보가 바라보는 예술적 태도를 조용히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