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앤더슨이 오는 5월 1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디올의 첫 크루즈 컬렉션을 공개한다. 디올은 WWD에 단독으로 공유한 간단한 성명을 통해 쇼 장소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최근 디올이 미국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설계한 로데오 드라이브 플래그십을 오픈한 직후 전해진 소식이다.
이번 결정은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뉴욕에서 루이 비통 크루즈 2027 컬렉션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직후와도 맞물린다. 글로벌 럭셔리 업계가 2년간의 판매 침체에서 벗어나며 미국 소비자와 다시 접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미국 내 소비심리가 정부 셧다운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약화됐음에도, 약달러 기조로 인한 관광 소비 회귀 등의 영향으로 지출 흐름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토마스 쇼베는 최근 리서치 노트에서 “미국 소비자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건전한 상태”라며, 10월 신용카드 기반 럭셔리 소비가 감소했음에도 임금 상승, 높은 저축률, 증시 강세, 감세 가능성 등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올의 할리우드 사랑 역시 이번 선택을 뒷받침한다. 하우스는 오랜 시간 동안 스크린 안팎에서 수많은 여배우들의 레드카펫 룩을 책임져왔다. 제니퍼 로렌스와 미키 매디슨은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 무대에서, 양자경도 같은 시상식에서 모두 디올 드레스를 착용했다.
한편, 디올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전임자인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2017년 LA 북부 칼라바사스에서 자신의 첫 크루즈 쇼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쇼는 산악 지대에서 열렸으며 남성 향수 ‘소바쥬’ 로고를 새긴 열기구 두 대가 배경을 장식했다.
또한 조나단 앤더슨 이전에 디올 맨즈를 맡았던 킴 존스 역시 2023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해 LA 베니스 지역에서 쇼를 진행했으며, 로컬 디자이너 일라이 러셀 리네츠와 협업한 작품들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