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주식의 상승세가 올해 들어 더 가속화되고 있다. 2022년말 OpenAI가 ChatGPT를 출시하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이 새로운 생성형 AI를 공개하면서 엔비디아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 인공지능 테마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의 도입으로 디지털 시대가 열렸고 2000년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다양한 혁신 기술이 인간 삶의 구석구석까지 침투하였다. 스마트폰 시장을 독점하는 애플과 삼성전자, 인터넷 온라인 상거래를 주도하는 아마존과 알리바바, 검색 시장과 광고시장을 거의 독점하는 구글과 유튜브,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선 테슬라 등 새로운 혁신 기술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조만간 자율주행차 시대도 눈앞에 와있다. 이제 인공지능이 이러한 혁신 기술의 바통을 이어받아 인류가 상상하지 못하는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 기술 선두주자들이 모여 있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흡사 2000년 초반 닷컴 버블을 연상케 한다. 당시에 웬만한 기술 회사가 닷컴 (.com)만 붙이면 주가가 단기간에 몇 배씩 과도하게 상승하며 버블을 만들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버블의 끝은 폭락으로 이어졌다. 신기술이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매출의 지속성이 낮고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술 업체들의 주가는 폭락하였고 큰 투자손실로 이어졌던 아픈 경험을 남겼다. 당시 인터넷 대장주로 꼽혔던 시스코 주가는 1998년 10불에서 2000년 80불까지 상승했다가 2002년 8불까지 폭락했다. 이 주식은 아직도 40~50불대에 머물러 20년이 지났지만 닷컴 버블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 테마가 과열 또는 버블일 가능성을 지적하는 분석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3월에 발표한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구글 등 매그니피센트 7 (M7)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이들 M7종목들은 평균 111.27% 폭등하며 나스닥 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다.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 해외주식 상위 10개 종목 투자 비중이 2020년 말 39%에서 지난해 말 48%로 높아져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미국 빅테크 관련 상장지수펀드 (ETF)들에도 많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해 들어 테슬라와 구글 등 몇몇 종목의 주가 조정이 있었지만 과거 나스닥 기술주 버블을 떠올리며 인공지능 테마의 과열 및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이제는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변에서 엔비디아, AMD, 메타 주식에 투자해서20%, 50% 하물며 100%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나만 못 샀어’ 라며 FOMO (Fear of Missing Out) 신드롬에 빠질 수 있다. FOMO현상이란 자신만 뒤처지거나 놓치고 제외되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가리키는데 주식시장에서 자신이 투자하지 못한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을 때 이익을 얻지 못할까 봐 불안감이 생기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1억 원에 거래될 정도로 과열 현상을 보이자 많은 투자자들이 ‘모두가 비트코인 투자로 돈 벌고 있는데 나만 그 기회를 놓칠까 봐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생각할 것이다.
투자 방식에는 한번에 투자하는 목돈 투자(Lum-sum Investing) 방식과 일정한 금액을 일정한 시기에 꼬박꼬박 투자하는 정액 적립식 투자 (Dollar-cost Averaging) 방식이 있다.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 구간에는 한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방식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주식시장이 등락을 반복하고 특히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목돈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어 이래저래 투자 시기를 잡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 적립식 투자가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주식 투자를 결정했다면 먼저 우량 회사를 선별해야 한다. 혁신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일등 회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의 대가인 워렌 버핏처럼 이런 우량 회사 주식을 장기 투자할 목적으로 매수해야 한다. 대체로 우량주들은 주가 조정이 자주 오지 않아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투자 격언에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고 했다. 따라서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지만 정해진 투자 원칙에 따라 정액 적립식으로 매수하면 된다. 주가가 높아지면 적은 수의 주식을 사고 주가가 하락하면 많은 수의 주식을 사게 되므로 평균 단가를 낮추는 효과(Dollar-cost Averaging)가 생긴다. 적립식 투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아도 생각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주식 수가 늘어나 투자 금액이 많아지면 주가 등락에 따른 변동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위험 감수 수준에 따라 일정 부분 수익을 실현을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주가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선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인공지능 관련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의 성장성과 파급 효과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필요한 시점이다. ChatGPT의 등장으로 인간지능과 유사한 수준의 새로운 기술 혁명을 경험하고 이러한 인공지능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으며 일반 대중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야만 최근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해 줄 수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아직 실생활에 적용하기에는 초기 단계이지만 향후 수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고 하드웨어 및 응용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부문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의 FOMO 현상으로 실망하는 투자자라면 인공지능 관련 주식을 적립식 투자 방식으로 매수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Writer 전용배
Editor 최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