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 주식의 상승이 놀라울 정도다. 지난 5월 23일 주당 1,000불을 돌파한 지 2주 만에 1,200불을 돌파하면서 20% 이상 상승했다. 6월 10일 주식 액면 분할로 기존 1주가 10주로 분할되면서 주당 가격도 1/10로 조정되어 6월 12일 주가는 125불이다. 올해 연초 48불(액면 분할 전 가격은 480불)에서 160% 상승했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주식이 있겠나 싶다. 쉽게 계산해서 연초에 엔비디아 주식에 1000만 원 투자했다면 지금 2600만 원이 된 셈이다.
엔비디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답은 바로 실적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 22일 2024회계연도 1분기 (2월~4월)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은 260.4억 불 (35.6조원)로 시장 전망치 246.5억 불을 크게 웃돌았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2%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69억 불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4억 불 보다 690% 증가했다. 이 정도 실적을 기록할 줄은 애널리스트들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주가가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대비 적정한지를 판단하는 주당 순이익 비율인 PER은 엔비디아가 40배 수준이라 기술주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그렇게 높다고 보지 않는다. 즉 주가 상승 잠재력이 있다는 얘기다.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기업의 매출 및 이익 등을 회사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에 예상치를 발표한다. 이러한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투자가들은 주식을 사거나 팔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 실적이 예상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에 따라 주가는 등락하는 경향이 있다. 5월 22일 엔비디아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실적이 발표되자 주가는 하루에 6% 이상 상승했다. 즉 서프라이즈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을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라고 한다. 매출과 순이익 실적이 시장의 평균 전망치보다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발생하면 주가는 대개 크게 오른다. 엔비디아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도 작년부터 수차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우리나라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비슷한 종목이 있다. 바로 ‘불닭복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은 과거 1년 매출이 4,000억~6,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는데 2022년 9090억원으로 급성장한 후에 작년에는 1조 1929억 원으로 처음으로 1조 원대를 넘어서더니 올해는 1조 5천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불닭복음면’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삼양식품 주가는 연초 22만 원에서 최근 60만 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170% 이상 상승한 것이다.
반면에 기업이 발표한 실적이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보다 크게 하회하는 경우도 있다. 작년에 2차전지 신드롬을 일으켰던 에코프로 3형제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는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하락하여 작년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그 바탕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에코프로그룹 계열사들은 일제히 암울한 실적을 발표했다. 에코프로는 1분기 매출액 1조206억 원, 영업손실 29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6% 반 토막 났고, 영업손익은 1,82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정체 (캐즘 현상)로 2차 전지 수요가 예상치보다 낮아지면서 기업 실적도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어닝 쇼크(Earning Shock)라고 하며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상치에 훨씬 미치지 못해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학에서 주식의 가격은 주식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즉 매도세가 우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매수세가 유입돼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주가는 상승한다. 어떤 회사 주식의 적정가치는 그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돈의 현재 가치로 결정된다. 기업의 매출과 순익의 성장성이 주식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얘기다. 과거 아무리 훌륭한 실적을 거뒀어도 미래전망이 어두우면 주식의 수요는 감소하고 주가는 폭락한다. 인공지능 (AI)에 대한 전망이 밝다 보니 엔비디아와 같은 AI 전문 기업의 매출 및 이익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기대로 주가는 상승한다.
따라서 내 주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심 있게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MZ 세대가 어떤 것에 빠져 있는지, 최근 트렌드는 무엇인지, 주부들의 최애(最愛) 제품은 무엇인지, 중국 보따리상의 한국 방문이 늘어나는지 등등 실생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일 종목을 찾아 남보다 한발 먼저 투자하는 것이 성공 투자의 지름길이다. ‘부지런한 새가 벌레를 잡는다’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투자 격언처럼 부지런히 남보다 먼저 행동하는 습관을 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