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자 미국 주식시장이 일제히 상승했다. 주식시장은 항상 불확실성 제거가 최대 호재라는 것이 증명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미국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뿐만 아니라 상하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하여 향후 행정부의 정책 집행에 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미국 역사상 행정부와 의회가 단일 대오를 이룬 시기는 1933년 루즈벨트 대통령과 1965년 존슨 대통령 시기가 유일한데 이제 트럼프 행정부는 더욱 영향력 있는 정책들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업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15%를 낮추고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 촉진 정책을 펴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했다. 만약 이러한 감세 정책과 규제완화가 미국 상하원을 통과하여 실행된다면 최근의 경기 상승세와 맞물려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주식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규제 완화로 반도체, 인공지능, 우주항공 산업 등에 활발한 투자가 진행되고 관련 회사들의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중국을 포함한 교역 대상 국가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는 다시 물가 상승의 원인을 제공하고 미중 갈등 등 글로벌 무역전쟁을 초래해 세계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중국 수입품에 대한 60% 이상의 고율 관세는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라 향후 미중간의 교역 협상 결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초비상 상황이다. 기계류, 의약품, 화학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는 유럽 기업들은 고율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최근 2%대로 낮아진 물가 안정세를 바탕으로 미국 연준이 9월과 11월에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불안한 물가로 향후 금리 인하 사이클을 멈추고 다시 금리를 인상한다면 시장에는 또 다른 불확실성을 제공하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력이 독립성을 강조하는 파월 연준의장에게 쉽게 먹히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GDP 성장률이 작년에 2.9%에서 올해 상반기에 3.0%로 견조한 상승세를 보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보다 경기 상승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최근 파월의장도 미국 경제의 건전한 성장세를 강조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낮이 지고 있다. 따라서 내년까지도 미국 경제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금리 인하는 어느 시점에 멈출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의 세계 중앙은행들이 물가 안정을 바탕으로 시작한 금리 인하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생겼고 이는 환율 등 금융환경에 대대적인 불확실성이 생기면서 주식시장에도 변동성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미국 채권 수익률 상승이다.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미국 국채 시장에 변화가 오고 있다. 향후 대대적인 재정 투입과 감세 정책으로 정부 세수 부족 상황은 국채 추가 발행으로 이어지고 미국 경제의 상승 추세와 맞물려 미국 국채 수익율은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율은 지난 9월 3.6%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4.4%로 상승했다. 향후 5%까지 상승한다면 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했던 미국 국채 투자자들에게는 악재가 될 것이다. 즉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이후 미 달러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약 2% 넘게 상승했다. 새로운 행정부에 대한 기대가 달러 강세로 나타났다. 향후 예상되는 미국 국채 발행 증가는 미국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해외 자금은 미국으로 유입되어 달러 수요가 늘어나서 킹달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증대 정책을 위한 달러 약세 압력이 얼마나 작용하는지에 따라 달러 향방이 정해질 것이다. 비트 코인 등 암호화폐는 트럼프 당선인의 암호화폐에 대한 애정이 반영되어 최근 약 3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트럼프 1기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등을 통한 깜짝 정책 발표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향후 어떤 깜짝 놀랄 정책들이 발표될지 궁금하다. 다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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