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스에서 ‘사람과 바다를 잇는 씨 비욘드 다자간 신탁기금(Sea Beyond Multi-Partner Trust Fund for Connecting People and Ocean)’에 서명한 로렌초 베르텔리와 오드레 아줄레가 ©Prada Group
프랑스 니스에서 ‘사람과 바다를 잇는 씨 비욘드 다자간 신탁기금(Sea Beyond Multi-Partner Trust Fund for Connecting People and Ocean)’에 서명한 로렌초 베르텔리와 오드레 아줄레가 ©Prada Group

프라다 그룹이 유네스코와 함께 해양 인식 교육 프로젝트 ‘씨 비욘드(Sea Beyond)’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사람과 바다를 잇는 다자간 신탁 기금(Multi-Partner Trust Fund for Connecting People and Ocean)’’을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 기금은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플랫폼으로서 전 세계 해양 교육의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씨 비욘드’ 프로젝트는 프라다의 리-나일론(Re-Nylon) 컬렉션 출시와 함께 처음 소개되었으며, 지난 6년간 그 범위와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이는 환경 지속가능성을 넘어, 보다 넓은 문화적 책임에 대한 프라다 그룹의 의지를 반영한다.

프라다 그룹의 CSR 총괄 로렌초 베르텔리는 WWD와의 인터뷰에서 “‘씨 비욘드’와 같은 프로젝트는 우리 그룹의 자연스러운 언어이자 브랜드의 DNA”라며, “단지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는다. 럭셔리 브랜드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 기업에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씨 비욘드는 2019년 출범 이후 해양 인식과 교육에 중점을 두고 활동해 왔다. ©Prada Group
씨 비욘드는 2019년 출범 이후 해양 인식과 교육에 중점을 두고 활동해 왔다. ©Prada Group

베르텔리는 이번 신탁 기금의 운영 구조가 프로젝트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금을 프라다 그룹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중립성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국제적 정당성과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유리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써 씨 비욘드는 민간과 공공 부문 모두에서 신뢰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탁 기금 체제로 전환된 씨 비욘드는 앞으로도 핵심 교육 기둥 다섯 가지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여기엔 해양 인식을 학교 교육 과정에 통합하는 ‘블루 에듀케이션’, 청소년 및 초기 커리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다층적인 해양 담론 참여를 독려하는 ‘청년 역량 강화 및 참여’, 인간과 바다 사이의 문화적 연결성을 통해 글로벌 과제를 조명하는 ‘해양 문화와 유산’, 사회적 요구가 정책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과학-정책-사회 간 연계’, 그리고 해양이 직면한 문제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주제로 한 전략적 메시지 전달을 위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및 내러티브 전환’이 포함된다. 

유네스코 사무총장 오드레 아줄레는 성명을 통해 “바다를 보호하고, 바다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하며, 그 변화는 교실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씨 비욘드 프로그램을 통해 유네스코와 프라다는 새로운 세대가 해양을 더 깊이 이해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청년 주도의 해양 프로젝트를 지원해 해양 교육과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신탁 기금은 다양한 해양 과학 전문가들로 구성될 과학위원회를 중심으로, 공공과 민간 부문 간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위원회 구성원 명단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며, 참여 주체는 정부 기관, 민간 기업, 교육기관, NGO, 교육자, 과학 커뮤니티 등으로 폭넓게 구성된다. 과학위원회는 신탁 기금의 재정 지원 대상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과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첫 번째 공모는 오는 12월에 시작된다.

베르텔리는 현재 유엔 회원국을 포함한 여러 잠재 파트너들과의 협의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프로젝트의 인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프라다 그룹 회장이자 CEO인 파트리치오 베르텔리의 아메리카스컵 요트 레이싱 프로젝트인 루나 로사(Luna Rossa) 와의 협업도 예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연계”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오션&클라이밋 빌리지(Ocean&Climate Village)’ 전시 내부 ©Prada Group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오션&클라이밋 빌리지(Ocean&Climate Village)’ 전시 내부 ©Prada Group

또한, 베르텔리는 씨 비욘드에 대한 인식이 점차 프라다 고객을 포함한 대중에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히며, “리-나일론(Re-Nylon)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처음부터 씨 비욘드를 알고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은 구매 이후에야 씨 비욘드를 알게 되죠. 씨 비욘드가 제품 구매를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건 아니며, 사실 그것이 목적도 아닙니다. 오히려 소비자가 더 의식 있는 선택을 한 뒤, 구매 수익의 1%가 씨 비욘드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그 과정이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총리든 과학자든, 또는 사려 깊은 부모든 더 큰 인식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 위치한 씨 비욘드 오션 리터러시 센터. ©Prada Group
이탈리아 베니스에 위치한 씨 비욘드 오션 리터러시 센터. ©Prada Group

씨 비욘드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다양한 이니셔티브에 자금을 지원해왔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있다.

- 2023년 베니스에서 유아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야외 교육 프로그램 ‘라군의 유치원(Kindergarten of the Lagoon)’

- 어류학자 사카나군(Sakana-Kun)이 이끄는 일본의 SD 블루 어스(SD Blue Earth) 협회 지원을 통한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해양 생태계 교육

- 미국 국립 해양 교육자 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뉴욕 삼각지대와 하와이 등 약 26개 학교에서 차세대 해양 보호자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

- 프랑스의 경계 없는 도서관과 협업해 '아이디어 박스'라는 이동형 멀티미디어 센터를 통해 취약 지역 아동 및 청소년에게 해양 교육 접근성을 제공. 운영지는 이탈리아 나폴리, 프랑스, 부룬디, 코트디부아르 등

지난 4월, 씨 비욘드는 유네스코-IOC, 건축 스튜디오 CRA-카를로 라티 어소시에이티(CRA-Carlo Ratti Associati)와 함께 ‘오션 리터러시 센터’ 를 베니스 산 세르볼로 섬에 개관했다. 베네치아 석호에 위치한 이 문화 중심지는 해양 문화를 거시적·미시적 관점에서 탐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센터에서는 지구물리학자이자 해양학자인 아델스탄 스필하우스가 1942년 고안한 해양 중심 지도 ‘스필하우스 도법(Spilhaus Projection)’ 을 통해 바다를 하나의 연결된 생태 시스템으로 조망하며, 동시에 베네치아 석호의 생물다양성과 조수 흐름 메커니즘도 조명한다. 또한 관람객들이 해양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상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공간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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