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이 여성과 소녀의 권한 강화를 위한 글로벌 활동을 한층 확대하기 위해 독립 자선 재단 ‘퐁다시옹 샤넬(Fondation Chanel)’의 경영진을 개편했다. 아니카 프라이어(Annika Freyer)가 재단의 신임 대표로 임명되었으며, 엘리자베스 브로데릭(Elizabeth Broderick)이 이사회 독립 의장직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지난 15년간 재단이 빠르게 성장한 데 따른 전략적 결정이다. 2011년 설립된 퐁다시옹 샤넬은 여성의 안전과 사회·경제적 자립을 촉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재단 중 하나로, 현재 60개국 250개 이상의 파트너 조직과 협력하고 있다.
오는 9월 8일에 공식 부임하는 프라이어는 ‘챔피언스 오브 체인지 연합(Champions of Change Coalition)’의 초대 CEO를 지내며 성평등 가속화를 위한 다양한 리더십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인물이다. 미국 정부, 유엔개발계획(UNDP), 컬럼비아대학교 어스 인스티튜트, 국제 NGO 등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20년 넘게 정책과 프로그램 개발을 이끌어온 경험도 갖췄다.
브로데릭은 기존 퐁다시옹 샤넬 이사회 이사로 활동해 왔으며, 이번 주 화요일부로 이사회 의장직에 공식 취임했다. 샤넬은 그녀를 “문화적 변화를 이끄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리더”라고 평가하며, 지금까지 35건이 넘는 국내외 주요 기관의 독립 평가를 주도해 왔다고 밝혔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브로데릭은 유엔 특별보고관, 유엔 글로벌 콤팩트 산하 ‘여성 역량 강화 원칙’ 리더십 그룹 공동 대표, 세계은행 젠더 및 개발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젠더 이슈에 폭넓게 기여해왔다.
한편, 샤넬은 지난 4년간 퐁다시옹 샤넬의 대표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케이트 와일리(Kate Wylie)의 헌신적인 리더십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와일리 재임 기간 동안 재단은 60개국에서 250개 이상의 파트너 조직을 지원하며 900만 명이 넘는 여성과 소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연간 지원 규모도 1억 2,500만 달러로 확대됐다. 그녀는 올해 초 WWD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은 샤넬의 중심에 있으며, 여성이 번영할 때 세상도 함께 번영한다”고 말하며 재단의 철학을 전한 바 있다. 특히 재임 중에는 여성의 기후 변화 대응 역량에 주목하며, 여성 주도형 기후 회복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에 5,0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등 지속가능성과 젠더 이슈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해왔다.
케이트는 앞으로 샤넬의 지속가능성 최고 책임자로서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전환’에 집중하며 재단 이사직은 유지할 계획이다.
퐁다시옹 샤넬은 2011년부터 여성들의 맹그로브 식재 활동을 지원해 온 NGO ‘자연환경야생생물협회(Nature Environment & Wildlife Society)’와 협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단체는 여성들과 함께 1,600만 그루 이상의 맹그로브를 심었으며, 이처럼 촘촘하게 얽힌 뿌리를 가진 맹그로브 숲은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침식과 홍수의 위험을 줄이며, 지역의 경제적·기후적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도 동부 순다르반 지역에서는 ‘그린 브리게이드(Green Brigade)’라 불리는 여성 공동체가 1,000헥타르가 넘는 맹그로브 숲을 성공적으로 복원했다. 와일리는 이에 대해 “이 일의 중심에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기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