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오프닝을 장식한 이상봉의 패션쇼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오프닝을 장식한 이상봉의 패션쇼

12년 전 저의 첫 방콕 패션쇼에 섰던 모델들이 지금은 태국의 톱 모델이 됐어요.

오늘 리허설에 그 친구들이 그때 사진을 가지고 저를 찾아왔는데, 기분이 정말 이상하더라고요.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이상봉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이상봉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이상봉 백스테이지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이상봉 백스테이지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이상봉 백스테이지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이상봉 백스테이지

디자이너 이상봉은 12년 만에 여는 두 번째 태국 패션쇼를 앞두고 잠시 추억에 잠겼다. 그가 태국에 첫 무대를 올린 건 지난 2012년 ‘제1회 아시안 쿠튀르 패션위크’였다. 두 번째 패션쇼는 ‘이상봉’이라는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은 채 더욱 스케일 있는 무대로 돌아왔다. 이번엔 태국 최대의 패션 축제라 할 수 있는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그중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오프닝쇼의 주인공으로 초대된 것이다.

10월 2일, 패션위크 무대가 설치된 시암 파라곤 일대에 엄청난 인파와 취재진이 몰려 현지의 관심과 인기를 실감케 했다. 태국 유명 아이돌 그룹 ‘DICE’를 포함해 다수의 태국 셀러브리티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600여 객석을 빼곡히 채운 채 마침내 무대가 시작되었다.

태국 유명 아이돌 그룹 DICE와 이상봉

무대 한쪽 스크린에서 12년 전 이상봉의 방콕 패션쇼 영상이 플레이되고 나자 산수화를 표현한 그래픽 영상과 함께 아티스트 KoN의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됐다. 이상봉의 컬렉션을 착용한 KoN은 4분가량 다양한 기교를 선보이며 화려한 솔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KoN의 연주곡 테마는 한국인이라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아리랑’이었다.

본격 런웨이가 시작되기 전 이상봉 의상을 입고 바이올린 무대를 선보인 아티스트 KoN

본격적인 쇼가 시작되고, 이상봉의 2024년 컬렉션과 12월 캄보디아에서 선보일 컬렉션까지 총 70여 개 룩의 런웨이가 이어졌다.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 온 디자이너답게 이번 컬렉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나의 미술 작품처럼 표현한 한글, 직선과 곡선을 유려하게 어우르는 단청,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기와 등 다양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드레스와 재킷 등 서양 실루엣에 녹여 이뤄낸 동서양의 조화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다. 총 3부로 구성된 런웨이의 1부에는 흑백의 조화를, 2부에서는 강렬한 적색과 흑색의 만남을, 3부에서는 파랑과 노랑, 초록 등 이상봉만의 다채로운 오방색을 표현했다. 디자이너 이상봉의 시그니처 디자인에 고딕 스타일의 헤어 메이크업이 어우러져 가장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룩이 완성됐다.

이상봉의 컬렉션을 착용한 남규리
런웨이에 선 홍석천
런웨이 모델로 참여한 블루 퐁티왓

또한 이번 패션쇼에는 가수 겸 배우 남규리, 방송인 홍석천, 태국 배우 블루 퐁티왓이 런웨이에 직접 모델로 참여해 멋진 워킹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특히 남규리는 무대가 있기 며칠 전부터 피팅과 리허설 등 모든 과정에 성실하게 참가하며 이번 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방송인 홍석천은 오랜 운동으로 만든 탄탄한 근육에 어우러지는 룩을 완벽히 소화해 무대 위에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배우 블루 퐁티왓은 현지에서 인기를 모으는 배우답게 워킹을 할 때마다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패션쇼에서 선보인 이상봉의 컬렉션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패션쇼에서 선보인 이상봉의 컬렉션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패션쇼에서 선보인 이상봉의 컬렉션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패션쇼에서 선보인 이상봉의 컬렉션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패션쇼에서 선보인 이상봉의 컬렉션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패션쇼에서 선보인 이상봉의 컬렉션

 

BIFW 2024(방콕 국제 패션위크 2024) 패션쇼에서 선보인 이상봉의 컬렉션

약 40분가량의 런웨이가 끝나고 관객석 여기저기서 환호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백스테이지에선 이상봉과 사진을 찍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으며, 이상봉은 한국 패션의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주며 무대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런웨이 모델들과 기념 사진을 찍는 이상봉
런웨이 모델들과 기념 사진을 찍는 이상봉

 

 

이상봉의 방콕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0월 4일 이상봉은 WWD와 ‘시암 파라곤’, ‘시암 디스커버리’ 등 방콕의 아이코닉한 쇼핑몰들을 운영 중인 태국의 대표적인 유통 기업 ‘시암 피왓(Siam Piwat)’ 그룹과 손을 잡고 개최한 ‘WWD × SIAM PIWAT GLOBAL FASHION SPOTLIGHT 2024’에 토크 패널로 참여했다.

‘WWD × SIAM PIWAT GLOBAL FASHION SPOTLIGHT 2024’ ⓒSiam Paragon
‘WWD × SIAM PIWAT GLOBAL FASHION SPOTLIGHT 2024’ ⓒSiam Paragon

WWD와 페어차일드 미디어 그룹(Fairchild Media Group)의 CEO ‘아만다 스미스(Amanda Smith)’, 시암 피왓 그룹 CEO ‘차다팁 추투라쿨(Chadatip Chutrakul)’을 비롯한 아시아 각지의 패션 산업 리더들 그리고 태국 배우 ‘하트 에반젤리스타(Herat Evangelista)’, ‘다위까 호네(Davika Hoorne)’, ‘낫타윈 왓따나낏팟(Nattawin Wattanagitiphat)’ 등과 함께 ‘동남아시아 럭셔리 시장의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의 장이 열렸다.

아시아 각지의 패션 산업 리더들과 함께한 'WWD × SIAM PIWAT GLOBAL FASHION SPOTLIGHT 2024'
아시아 각지의 패션 산업 리더들과 함께한 'WWD × SIAM PIWAT GLOBAL FASHION SPOTLIGHT 2024'

이상봉은 ‘글로벌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 구축’이라는 주제의 첫 번째 세션에 참여했다. WWD와 페어차일드 미디어 그룹 CCO ‘제임스 팰런(James Fallon)’의 진행 아래 BOYY 공동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완나시리 꽁만(Wannasiri Kongman)’, 상하이탕 부사장 ‘옥토 청 얀 유(Octo Cheung Yan Yu)’와 함께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상봉은 IMF 시절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지만 아시아에 대한 현지 시선이 좋지 않아 고생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아시아 디자이너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한 지금 모습에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또한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글로벌 파워를 가지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만의 철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먼저 자국에서 인정을 받고 입지를 서서히 넓혀나가야 한다며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완나시리 꽁만, 이상봉, 옥토 청 얀 유, 제임스 팰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완나시리 꽁만, 이상봉, 옥토 청 얀 유, 제임스 팰런

어느덧 해외 패션위크에서 주목받는 한국 디자이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일찌감치 뉴욕과 파리 등을 누비며 글로벌을 무대로 활동한 디자이너 이상봉은 K-패션을 세계로 알린 개척자이자 원조라고 할 수 있다. 한결같이 가장 한국적인 모티프를 활용한 디자인을 메인으로, 무대 연출과 각종 장치에 이르기까지 고루 활용하는 디자이너 이상봉의 뚝심을 해외 패션위크에서 확인하는 것은 한편으로 묘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이기도 했다. 방콕에 머무는 내내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린 이상봉은 이번 여러 방콕 행사들을 계기로 한국과 태국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방콕 여정을 끝마친 이상봉은 오는 12월 캄보디아의 세계적인 문화유적지 앙코르와트 바이욘 사원에서 피날레 패션쇼를 열어, 또 한 번 한국의 전통문화와 K-패션의 저력을 전파할 예정이다.

 


EDITOR SOYOUNG PARK, KWANGHOON KO

PHOTO CHULSEOUNG KIM, KWANGHOON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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