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코어스 Michael Kors
마이클 코어스는 ‘여유로움 속의 우아함’을 선보이며 시티 글래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컬렉션은 시칠리아의 소박함과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자연스러운 색감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패션의 향락의 균형을 표현했다.
코어스는 뻣뻣한 재킷 구조를 덜어내 카디건 같은 편안함을 주고, 볼드한 레더 주얼리를 제작했으며, 아티장 프린지를 더한 가방과 여성들을 위한 유연한 워드로브를 제안했다. 그는 “이번 쇼와 컬렉션은 느긋하지만 동시에 우아하다. 다양한 연령대와 체형의 여성들, 그리고 요즘 잘 쓰이지 않는 단어지만, ‘격조’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런웨이에는 유려하게 흐르는 스커트와 볼륨감 있는 팬츠 룩, 반짝이는 스팽글 드레스에 시어한 ‘베일’ 오버레이를 더한 스타일들이 등장하며 세련된 감각을 드러냈다.
마라케시에서 맨해튼으로, 발리에서 브루클린으로, 폴리네시아에서 파리로 이어지는 그의 상상은 도시 속에서도 빛나는 글래머러스한 스타일로 구현됐다. 또한 사진가 피터 비어드와 모델 로렌 허튼의 해변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파레오와 카프탄 드레스, 단순한 리브드 탱크톱과 보디슈트가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시즌 주목받는 하렘 팬츠, 유연한 화이트 셔츠, 시폰·울 투피스 세트 역시 우아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추며, 티셔츠나 데님과 매치했을 때 캐주얼로도 변주 가능한 다채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브랜든 맥스웰 Brandon Maxwell
브랜드 창립 10주년을 맞은 브랜든 맥스웰은 런웨이에서 ‘낙관주의’라는 키워드로 축제 같은 무대를 펼쳤다. 데뷔 초 볼가운을 디자인하던 시절부터 시크한 도시 여성을 위한 세련된 워드로브로 확장해온 그는 과장과 절제 사이를 오가며 자신만의 미학을 구축했고, 이번 시즌에는 그 두 세계를 조화롭게 결합했다.
맥스웰은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건 큰 행운”이라며, 기쁨을 불러일으키는 프린트와 컬러, 패브릭을 이번 컬렉션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런웨이는 즐거움과 함께 그의 텍사스 뿌리에 대한 향수를 담아냈다. 웨스턴 체크, 플로럴, 프린지, 볼로 타이, 애니멀 모티프가 새로운 실루엣에 녹아들었고, 데님 변주와 날카로운 테일러링, 프레피한 감각과 스포티한 무드로 아메리칸 스포츠웨어 거장들에게 헌정했다. 여기에 세 가지 신작 핸드백을 더해 브랜드의 액세서리 카테고리 데뷔를 힘 있게 알렸다.
그는 이어 “앞으로 나아가며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길”이라며 회고보다 미래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레이어드 트라페즈 셔츠, 다채로운 체크 네오프렌 펜슬 스커트, 울트라 씬 니트와 스팽글 드레스, 레이저 컷 실크 프린지를 장식한 트랙 재킷 등 실험적이고 경쾌한 룩에서 구현됐다.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옷을 입고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할 만큼 희열을 전한 순간이었다.
| 레이첼 코미 Rachel Comey
레이첼 코미는 2026년 봄 컬렉션을 통해 ‘문제 해결사’라는 자신만의 타이틀을 증명했다. 그녀는 늘 여성들의 복잡한 삶을 세심히 관찰하고, 다양한 연령·체형·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디자인을 제안하며 고객들의 일상 속에서 답을 찾는다. “여성들의 삶은 복잡합니다. 수많은 일이 동시에 일어나죠. 그래서 우리는 그 다양한 상황을 상상하며 디자인합니다.”라는 그의 말은 이번 쇼 전반을 관통했다.
런웨이는 이러한 철학을 친밀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코미는 노호의 새 쇼룸 뒤 골목에 내추럴한 무대를 마련했고, 모델들은 직접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며 자연스러운 개성을 드러냈다. 컬렉션은 테크니컬 원단과 울의 조합, 티슈처럼 얇은 핑크 저지를 겹겹이 쌓은 버블 스커트 등 모순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룬 색과 소재로 채워졌다.
그녀의 고객들은 특정 아이템보다는 실용적이면서도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우를 수 있는 옷을 찾는다. 흘러내리듯 유려한 트렌치코트, 캐스케이드 슬립드레스, 포근한 아우터웨어, 그리고 분주한 일상에 실용성을 더하는 스웨이드 더플 백과 미니멀 키튼 힐이 대표적이다.